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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에서 찾은 보람(퇴직공무원 협동조합 박 길 행)
  • 이임수
  • 2015-12-16
  • 조회수 485
   
봉사활동에서 찾은 보람
                                                                                                                             퇴직공무원 협동조합 박 길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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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사출신이 아니다. 
 처음에 글로벌 리더쉽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아동센터에 아동지도를 할 수 있겠느냐는 조합의 요청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쾌히 수락을 하였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그러나 막상 가르쳐보면서 경험해 보니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활동했던 지역아동센타는 환경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종사자는 센타장과 총무, 식당 선생님, 나같은 봉사자, 군복무대체근무자, 채용된 교사, 이렇게 모두 7명이었으나 실제로 교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는 4명 뿐이었다. 반면에 학생들은 약 30명 되었고, 그것도 초등학생과 중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또 학년이 각각 달랐다. 책상이 따로 없었고, 의자가 없는 커다란 책상에 둘러앉아서 공부를 한다. 총무선생님이 개인별로 매일매일 공부할 과제를 부여한다. 교사 4명은 그들의 학습을 도와준다. 센타는 처음부터 놀이터였다. 한쪽에선 오늘의 과제를 열심히 공부하고, 또 한 쪽에서는 탁구를 치고, 게임을 하고, TV를 보고, 소리지르고, 우당탕탕 뛰어다니고, 정신이 없다. 교사의 경험이 없었고 의욕만 있었던 나는 당연히 힘이 들고 정신없이 봉사활동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봉사활동 중 가장 좋았던 것이 있다.
더 말하면 잔소리, 이 나이에 아직 나도 쓸모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면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즐거웠다. 나의 도움을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내가 맡은 학생은 초등학교3학년 2명이었다. 며칠 뒤 1학년 1명이 나에게 배우겠다고 해서 3명이 되었다. 그런데 요놈들은 공부를 하면서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고 답만을 말해달라고 한다. 과제를 끝내는게 목표라는 걸 한 참 뒤늦게야 알게되었다. 상세하게 설명해주면서 문제지를 같이 풀어내려갔다.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일찍 끝내니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다. 때로는 같이 놀이터에 가기도 했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즐거웠다. 아이들은 나를 친 할아버지 처럼 아주 잘 따라주었다. 아이들이 참으로 착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번은 총무선생님이 ‘스스로 학습하게 해주세요. 다 가르쳐주면 자기 공부가 되지 않아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총무선생님의 말에 충실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그 후부터 나를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전에 그랬던 것처럼 선생님이 풀어주세요. 답만 알려주세요. 불평이 생기고 태도가 돌변했다.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너의 공부란다. 설명해 주었다. 즐거운 시간보다 긴장의 시간이 계속되었다. 그렇게 지내며 여러날이 지나갔다 그런데 어느날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길 건너편에서 내게서 배우는 아이들이 나에게 손을 흔들어 준다. 얼마나 기뻣는지 모른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몇가지... .
내가 사는곳에서 봉사하는 지역아동센타까지는 멀리 떨어져있다 그러니 활동장소에 가고 오기 위해 버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점이 힘이 들었고, 또 아동센타에 대하여 예비지식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원으로 옮겨 다니지만 형편이 미치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의 가정 아동들은 이런 아동센타를 이용한다. 내가 평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지 못해봐서 아이들을 통솔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아이들에대한 교수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동센타의 교육보조재료로써 책걸상의 지원이 필요하다.
 
봉사활동 중에서 새로운 사실을 안 것은 무엇일까? 
 내가접해본 지역아동센타는어떤 학교 교육과 다르고, 어느 교과목을 가르치는 학원과도 전혀 다르다. 방과후 학원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관리하며 학습활동을 도와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도록 생활지도등을 하고 있었다. 센타장과 총무는 아주 열성적이다. 그러나 여건이 넉넉지 못하고 필요한 것이 많다.학년이 중학생부터 유치원아이까지 너무 다양하다. 그래서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한 곳이었다. 교사수도 부족하여 더 많은 봉사자가 있어야하겠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보람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기쁜 일이었다.
내가 이 나이에 어찌 남을 도와줄 수 있을까? 어떻게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단 하루라도 그런걸 느낄 수 있게 된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것이 보람이요, 이것이 기뿜이었다. 퇴직공무원 협동조합 조합원으로서 조합의 시책에 협력하기위하여 선택했던 지역아동센타에서의 봉사활동은 그동안 공무원으로 평생을 살아왔던 경험을 퇴직후 다시한번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보람있게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삶의 방향을 바꾸어준 값진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