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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창호 수필가 기고] 인구소멸 위기와 ‘아름다운 짝 맺기’
  • 이임수
  • 2025-03-24
  • 조회수 24

               나창호 수필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데이비드 콜맨 교수는 인구소멸로 인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우리나라를 지목했다고 한다. 저 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자인 데이비드 콜맨 교수의 이 말은 어제, 오늘의 말이 아니라 지금으로부터 19년 전인 2006년 유엔 인구포럼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당시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1.13명이었는데도 경고를 했던 것이다.

2006년 이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소폭으로 오르내리기는 했지만 계속 내리막 추세였고, 작년도에는 겨우 0.75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2023년도 보다 0.03명이 증가한 것을 두고 2015년 이후 9년만의 일이라며 언론이 요란했다. 이것이 출산율 반등의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반갑고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이는 OECD 평균(2022년 기준 1,51명)의 반 토막 수준에 불과하고, 이를 출생자수로 보면 작년도의 출생아수는 23만 8천300명으로 2023년 보다  8천3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이미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를 웃돌아서 총인구수의 감소도 불 보듯 뻔하다.

앞으로 출생율의 지속적인 반등이 없다면,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이라는 영국 교수의 말이 적중할 것만 같다. 지구상에 크고 작은 나라가 198개국이나 있다는데 하필 우리나라가 그중에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이라니 떨떠름하다.

인구감소의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에 입학생이 0명이라서 입학식을 하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전국적으로 180곳을 넘는다고 한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시골학교의 운동장에는 600명이 넘는 학생들로 시끌벅적했었다. 등·하교 길도 또래들과 늘 함께였다. 하지만 지금 시골 초등학교 교정은 고요하기만 하고, 등·하교 길의 학생들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60년대의 출생아수는 매년 100만 명을 넘었고, 점점 줄어들기는 했지만 1971년에도 100만 명을 상회했었다. 출생아수가 100만 명 이하로 줄어든 것은 1972년이지만, 이 때도 출생아수 95만3천여 명에 합계출산율이 4.12명에 달했었다. 이렇게 높던 합계출산율은 12년만인 1984년에 2명 이하(1.74명)로 내려섰고, 급기야 2018년에는 1명 이하(0.98명)로 추락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이렇게 떨어진 것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산아제한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식량자급이 되지 않아 배를 곯아야했던 가난한 시대의 불가피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1971-1976)더니,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며 남자는 정관을 묶고, 여자는 배꼽수술로 난관을 지졌다(1977-1981). 급기야는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며 한 자녀 갖기 운동(1982-1990)까지 벌였던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2명을 초과하던 80년대 초반기에 ‘한 자녀 갖기 운동’을 벌인 것은 수긍한다 해도, 2명 아래로 내려선 1984년 이후로도 다년간 지속되었던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지 싶다. IMF를 겪은 이후로 출산율은 오르락내리락하며  하락세를 지속했고, 2018년에 1명 이하로 떨어진 이후로는 반등의 기회조차 없다가 작년에야 겨우 0.03명이 증가했는데 부디 푸른 신호였으면 좋겠다.

출산율을 낮추는데 유능했는지 모르지만 수많은 돈을 쏟아 붓고도 떨어지는 출산율을 저지시키거나, 도로 높이는 데에는 무능했던 역대 정부나 현 정부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못하면 “딸·아들 구별 말고 많이 낳아 잘 기르자”거나 “하나 뿐인 자식 보다 두 자식이 훨씬 낫다”든지 “자식 많은 집에는 행복이 넘쳐난다”는 등 사회 분위기라도 고양시켜야 하지 않겠나? 산아제한을 할 때는 “무턱대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둥 온갖 구호를 쏟아내며 부추기더니, 막상 국가의 존망이 달린 출산율 제고에는 입을 꾹 닫은 격이니 말이다.

필자가 자주 들리는 퇴직공무원조합사무실에는 ‘欲致魚者先通水, 欲來鳥者先樹木’이라 쓰인 액자가 걸려있다. ‘물고기가 오르게 하려면 먼저 물길을 터야하고(욕치어자선통수), 새가 날아오게 하려면 먼저 나무를 심어야 한다.(욕래조자선수목)’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거나,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뜻이지 싶다.

마침 퇴직공무원조합에서는 ‘아름다운 짝 맺기’사업을 하고 있단다. 인구수를 늘리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할 일이 천생연분을 찾아주는 일 아닐까. 결혼은 인구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주로 전·현직 공무원의 미혼자녀를 대상으로 하지만, 일반인의 미혼자녀와 미혼 직장인들도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원하는 직업과 학력, 가정환경 등 믿음을 최우선으로 한다는데, 신청 방법은 「다음」 또는 「네이버」 창에 ‘퇴직공무원조합’을 검색해, 주요사업소개 「아름다운 짝 맺기」를 클릭한 후 소정의 절차(회원 신청, 약관 작성, 계약서 작성, 완료)를 이행하면 된다.

영리 목적이 아니라 공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한으로 받는다. 계약금 100만원을 납부하면 6회까지 1;1 상담과 1;1일 만남의 기회를 부여하고, 성사 시에 50만원의 성과급만 받는다.

인구소멸로 우리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데, ‘아름다운 짝 맺기’ 사업이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가벼운 나비의 날갯짓이 바다 건너편에 태풍도 일으킨다는데, 우리사회 전반에 폭발적인 결혼풍조를 불러일으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성경 한 구절을 인용하며 응원을 해본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출처 : 로컬투데이(https://www.localtoday.co.kr)